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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주일 전에 다녀온 여름휴가 이야기를 적어봐야겠다.
8월에 가려고 했던 여름휴가를 9월로 미뤘다.
이유는 9월 9일 여자친구의 생일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이벤트가 있다면 한 번에 해결하는 게 더 깔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목금 휴가를 내고 목금토 2박 3일로 여행을 떠났다.
목요일 오전 9시 여자친구를 픽업해서 출발.
날씨가 정말 미치도록 좋다.
완벽한 날씨란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출발부터 기분이 좋았다.
여자친구는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을 좋아하는데 구름이 조금씩 보였다.
하지만 그래도 완벽한 날씨다.
우리 일정은 목요일 속초 > 금요일 강릉 > 토요일 집으로 복귀였다.
속초를 몇 번 가보긴 했다. 학창 시절 수학여행, 전전전 회사 워크샵, 친구들과 설악산 등산, 그리고 이번이 4번째였다.
속초는 생각보다 멀다. 3시간 30분이 걸려 도착했다(운전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우리의 첫 번째 일정은 청초수물회였다.
내가 물회 물회 노래를 불러서 찾은 곳인데 속초 물회 맛집으로 유명했고 건물도 매우 컸다.
밥을 먹고 바로 옆에서 요트를 타려고 했는데 웨이팅이 너무 길어 밥을 먹으면 요트 예약시간에 늦어질 것 같아
요트를 먼저 타고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우리가 요트 예약을 한 곳은 속초마리나라는 곳이다.
주차장도 상당히 넓고 건물 안 1층에는 요트 예약자를 안내해주는 데스크와 카페가 있다.
요트 예약 시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요트장 뒤쪽 산책로를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런가 모든 사진이 다 잘나오는 것 같다.
갓벽한 날씨덕에 기분도 좋았다.
요트장 뒤쪽 산책로가 너무 잘되어 있어 요트 예약 시간까지 남은 1시간이 후딱 가버렸다.
예약시간에 맞춰 안내 데스크 앞으로 와서 대기했다.
담당자가 간략하게 안내를 해줬고 구명조끼를 착용했다.
우리가 탈 요트였다. 나는 태어나서 요트를 처음 타봤다.
그렇게 비싸지 않은 가격인데 그동안 타자고 하는 사람도 없었고 딱히 재미있을 거란 생각도 못해봤다.
요트가 바다로 나가 돌아오는 데까지 50분정도 소요되는 코스였다.
생각보다 길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타고나니 짧게 느껴졌다.
육지와 가까운 곳에서만 돌줄 알았으나 생각보다 멀리 나갔다.
바다 좋아하는데 요트 안 타본 사람은 꼭 한 번 타보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추천한다.
50분가량 지나고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왔다.
배가 많이 고팠고 이제 가면 웨이팅이 없겠지 생각하고 바로 청초수물회로 갔다.
여기가 청초수물회다. 건물이 정말 크다.
속초 물회 맛집이라는데 기대하고 들어갔다. 역시 3시쯤 되니까 웨이팅이 1도 없었다.
아직도 테이블에 사람은 거의 꽉 찬 편이었다.
창가 자리에 앉으려면 더 대기해야했고 우리는 잠깐 더 기다려서 창가 자리에서 먹기로 했다.
생각보다 자리가 빨리 나와 5분만에 창가 자리에 가서 앉을 수 있었다.
메뉴가 정말 많다.
우리는 해전물회와 붉은 대게살 비빔밥을 시켰다.
해전물회는 일반 물회보다 8,000원 더 비싸고 활전복과 해삼이 들어간다.
(바다사정에 따라 해삼이나 전복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창가자리는 이렇게 바다가 잘 보이고 탁 트여있어서 좋았다.
해전물회와 붉은 대게살 비빔밥이 나왔다.
미역국을 같이 주는데 미역국도 정말 맛있다.
해전물회.
그릇도 그렇고 음식이 예쁘게 잘 나오는 편이다.
전복이 상당히 많이 담겨있다.
바다사정상 해삼은 없었다고한다. 아쉽다.
비주얼은 정말 맛있어 보인다. 하지만 5점 만점에 3점 정도 주고 싶다.
물회를 많이 먹어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로 먹어봤던 물회 중 그렇게 맛있진 않았다.
건물도 크고 인터넷에 속초 물회 맛집이라고 글이 많아 기대했지만 기대 이하였다.
붉은 대게살 비빔밥이다.
이 상태에서 밥과 간장을 넣고 비벼 먹는 음식이다.
맛있었다. 특별히 맛있는 맛은 아니지만 누구나 무난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의 맛이다.
오히려 물회보다 붉은 대게살 비빔밥을 더 맛있게 먹은 것 같다.
가격도 비싼 편인데 음식은 생각한 것만큼 맛있지 않았다.
아 기본찬으로 나오는 인절미는 정말 맛있었다. 😂
조금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대관람차를 타러 갔다.
속초아이대관람차 안에는 에어컨이 나와 더운 날씨에도 쾌적하게 탈 수 있고 테이블이 있어 삼각대를 올려놓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느린 것 같지만 생각보다 빨라 한 바퀴를 금방 돌아버렸다.
사실 이거 잠깐 타려고 몇 만 원을 쓰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을 하는 나지만 이것도 추억이라 생각하니 돈이 아깝지 않았다.
잠시 속초 해변가를 구경하러 갔는데 안내판이 있었다.
며칠 전 인스타에서 속초에 백상아리가 나타나 그물 작업을 한다는 걸 봤다.
바닷가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지만 백상아리 궁금하다.
근처 카페에서 음료를 사 와 해변가 근처에서 사진 찍고 놀다가 다음 목적지로 출발했다.
이번 목적지는 속초중앙시장
와본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약간 낯이 익긴 하는데 어딜 가나 시장은 다 비슷비슷한 느낌이라..
제주도, 부산에서 가본 시장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시장 구경은 언제나 재밌다. 사고 싶은 거 없어도 그냥 시장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구경한다.
배가 조금 고팠다. 물회가 그렇게 맛있지 않았기에 배가 금방 꺼졌나 보다.
숙소에 가서 속초 시장에서 유명한 만석닭강정을 먹기로 했으나 그전에 가볍게 배를 채워줄 꼬마김밥을 먹기로 했다.
김민경의 섹시한 꼬마김밥 쉽지 않은 가게 이름이다.
땡초, 진미채, 돈가스, 불고기, 볶음김치 5개를 구매했다.
솔직히 맛있진 않았다. 만들고 시간이 조금 지나 눅눅해진 느낌
땡초는 진짜 맵다. 땡초 반입 먹고 크게 혼났다.
만석닭강정까지 구매하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가는 길에 아직 날도 밝고 너무 일찍 들어가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근처에 갈 곳이 없는지 검색해 봤고
영금정이라는 곳을 찾았다.
마침 가까운 곳이라 바로 이동했다.
그렇게 볼게 많은 곳은 아니다. 하지만 안쪽에서 바다를 보면 정말 예쁘고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평소에 여자친구와 놀러 다니면서 둘이 사진을 같이 찍는 편은 아니다.
대부분 내가 여자친구를 찍어주는데 이번 여행에는 같이 사진을 찍어보기로 했다.
둘이 찍은 모든 사진은 삼각대를 이용해서 찍었는데 생각보다 정말 잘 나와서 놀랐다.
몇 개만 올려보겠다.
영금정에서 사진을 찍다 보니 아이스크림 비닐, 커피 등 쓰레기가 떨어져 있어 주워서 우리가 들고 다니던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오늘의 착한 일이었다.
영금정에서 숙소까지는 5분 거리였다.
걸어가도 15분이면 갈만한 거리였다.
숙소는 더블유스파풀빌라였다.
여자친구가 예약을 했고 나는 자세히 보지 않았다. 그냥 여자친구의 눈을 믿었을 뿐
숙소가 정말 깔끔했고 뷰도 정말 좋았다.
여자친구는 담배냄새가 살짝 난다고 했는데 나는 잘 몰랐다.
여자친구는 오감이 많이 발달했다.
바로 앞에 해변이 있다.
닻 모양이다.
아까 시장에서 사 온 만석닭강정이다.
숙소 바로 옆에 편의점이 있어 맥주를 사 왔다.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씻고 옷을 갈아입고 닭강정을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렸다.
맛있게 먹고 해변을 따라 산책을 나갔다.
쭉 걸어가다 보니 횟집도 많고 술집도 많았다.
바닷바람 맞으며 야외 식당에서 먹고 싶었지만 그건 내일 강릉에서 하기로 하고 닭강정을 먹었던 거다.
산책을 다녀와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을 잤다.
평소 집돌이인 나는 밖에 나가면 금방 집에 가고 싶어 하고 힘들어하는 편이다.
하지만 오늘은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만큼 재미있었다.
완벽한 하루였다.